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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세계가 보인다

마을에서 세계가 보인다

 조서연



 

3일 연속으로 장수에 다녀왔다. 작년에 지인분의 초대로 장수의 아주 작은 산골 마을에서 진행하는 ‘섶밭들산골마을영화제’에 참석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영화들이 좋았고 작은 시골 마을에서 다양한 나라의 감독님과 영화와 삶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게 좋아서 올해도 기다리고 기대하며 참석했다.

작년에는 비가 많이 와서 천막치고 보는 것도 낭만 있었는데 올해는 튼튼한 건물이 지어졌고 외관상 변화가 많이 생겼다. 자막이 안 나오고 화질이 떨어지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은 있었지만 작은 산골 마을에서 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 마음을 보태 마을에 오는 분들을 환대하며 맞이하는 모습으로 부족함은 채워졌고 어떤 결을 갖는 영화제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상영하는 영화들이 주옥같았다. 운영위원들이 심사숙고해서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영화를 선택한 게 느껴진다. 작은 산골 마을에서 주최하는 영화제에 전 세계에서 200여 편의 영화를 보냈다고 한다. 뜨거운 관심이다. Glocal을 직접 경험한 느낌이었다. ‘마을에서 세계가 보인다’는 주제가 관통했다.

 

‘제3회 섶밭들산골마을영화제’ 개막식이 장수군 천천면 신전마을(섶밭들)에 위치한 200평 규모의 폐업한 소막(소幕)을 문화공간으로 꾸민 라운지 소(Rounge So)에서 열렸다. / 장수군

 

8월 3일 장수종합경기장에서 장수군 주관, 락앤런(대표 박하영) 주최로 장수트레일레이스 시즌투어2 ‘쿨밸리트레일레이스’ 행사가 개최되었다. / 장수군

 

날이 더워지기 전에 장수 방화동 휴양림 황톳길에 맨발 걷기를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 황톳길 옆에 흐르는 계곡물이 너무 깨끗해서 여름에 한번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영화제에 이어 쿨밸리페스티벌을 계곡과 숲이 있는 휴양림에서 하길래 궁금해서 온 가족과 출동했다. 부지런히 길을 나섰는데도 휴양림 내 주차장은 만차였지만 여러 주차 공간을 확보해서 셔틀버스로 운영하는 서비스가 원활하게 이루어졌다. 휴양림 내 워터파크와 디제이 페스티벌을 동시에 진행하는데도 숲속에서 진행하는 거라 숲이 소음을 먹어서 시끄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쿨밸리 페스티벌과 쿨밸리트레일레이스도 동시에 진행하면서 가족 단위, 연인, 친구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대단한 관광 효과이자 훌륭한 기획이었다. 조금 어수선하기도 했지만 질서정연했고 깔끔했다. 무엇보다 샤워실, 화장실, 개수대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주는 게 좋았다. 숲에서 레이스를 하고 난 후 계곡으로 입수하는 그 기쁨을 누린 분들은 매년 여름 장수가 생각나고 오고 싶지 않을까 싶다. 아낌없이 기획에 칭찬해 주고 싶다. 내년에는 나도 레이스에 참가 하고 싶을 정도로 오신 분들의 건강한 에너지도 너무 좋았다.

무엇보다 떠나고 나서 계곡 주변에 쓰레기가 안 보일 정도로 다들 뒷정리를 잘하고 떠나는 게 제일 맘에 들었던 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