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덕의 음식 이야기
음식 시민의 행동이 푸드시스템을 바꿉니다.
이야기 하나
오늘날 사람들은 역사상 동물 단백질인 고기를 가장 많이 먹고 있습니다.
경제 수준, 종교적 지향, 음식문화, 식습관 등에 의해 국가 간, 집단 간, 개인 사이 육식 소비량이 차이가 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지금이 고기를 가장 많이 먹고 있습니다. 지금 먹는 고기 대부분은 대규모로 사육한 동물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12,000년 전 농업이 시작될 때 인류는 사냥한 야생동물을 길들이기를 시작했는데, 길들일 후보는 150종 중 14종의 포유류였습니다. 길들인 동물은 다음 여섯 가지 기준이 충족된 것입니다.
1) 너무 공격적이지 않을 것(얼룩말과 달리)
2) 먹이가 너무 복잡하지 않을 것(개미핥기와 달리)
3) 빠르게 자랄 것(코끼리와 달리)
4) 사로잡힌 상태에서 쉽게 번식할 것(판다와 달리)
5) 우두머리를 따를 것(가시뿔영양과 달리)
6) 닫힌 공간에 있거나 사람 같은 포식자와 대면할 때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을 것(가젤과 달리)
길들인 동물 14종 중 인류는 특히 양과 염소, 소, 돼지, 닭을 사육했고, 그러한 동물의 고기를 먹어왔습니다.
사람들이 선택해 길들인 동물들은 18세기 동물유전학에 따라 더 크고 빨리 자라는 품종으로 육종될 때까지는 작물의 적응이 그랬던 것처럼 사육된 동물도 환경에 적응하면서 자연 교배 등을 통해 각각의 품종으로 자리했습니다. 동물유전학에 따라 품종개량이 일어나기 전 동물사육은 고기보다는 주로 다른 목적으로 사육되었습니다. 양과 염소는 양모와 가죽을 얻기 위해, 소는 젖을 짜거나 일을 시키고자, 닭은 달걀을 얻으려고, 돼지는 식량이 남아돌 때 먹이다 식량이 바닥날 때 도축해 먹는 식량 저장고였습니다.
영국의 장로교 신자이자 농부였던 로버트 베이크웰(Robert Bakewell)(1725~1795)(그림)은 체계적인 동물유전학을 통해 육류 소비에 맞는, 적은 사료로 더 많이 살이 찌는 품종을 개량했고, 이러한 품종개량으로 전 세계 육류 생산이 크게 늘었고, 도축되는 동물의 수도 늘어났습니다. 사육동물들은 이전보다 곡물 사료를 더 많이 먹었고, 성장 속도와 생산성이 늘어났습니다. 20세기 중반에 닭의 체중과 크기는 5배 늘어났고, 젓소 1마리 우유생산량은 1900년에 1,500~3,000리터였지만, 20세기 말에 8,000리터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성과가 주목되면서 세계 젖소의 70%가 홀스타인종이 되었고, 닭은 세 품종, 돼지는 단일품종인 라아지 화이트(Large White)가 지배적인 세상이 되었습니다.
생산성이 높게 개량된 품종에 곡물 사료에 의존한 대규모 공장식 사육은 고기 생산과 소비를 크게 늘렸지만, 공장식 축산은 동물들을 질병에 취약하게 했고, 폐수로 강과 물을 오염시켰고, 지구온난화의 심화에 작용했고, 동물복지가 침해되었고, 생산성이 떨어지지만, 다른 형질이 우수한 많은 가축 품종을 멸종되게 했습니다. 동물의 다양성을 줄어들게 했습니다. 동물이 소비용 고기로 상품화되면서 사람들이 이전에 동물과 가졌던 관계가 끊기고, 동물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과 경외심도 사라졌습니다,
이야기 둘
사과 가격이 금값이 되자 사과를 수입한다고 합니다.
사과까지 수입하면, 이미 낮은 식량자급률이 더 낮아지고, 글로벌푸드 의존이 더 높아지게 됩니다. 사과 수입 선례를 남겨 사과를 또 수입하게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글로벌푸드는 세계시장을 목표로 생산, 가공, 유통, 소비되는데, 글로벌푸드는 지역농업과 음식, 생태 및 환경에 부정적 결과를 가져옵니다. 외국에서 생산되어 수입되는 글로벌푸드는 국내 농업, 지역농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칩니다. 싼 외국 농산물, 외국 사과 수입은 국내 농업, 사과 농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외국 식재료의 유입은 지역 식재료, 지역 음식의 설 자리를 빼앗습니다. 글로벌푸드는 장거리 수송으로 푸드마일이 길고,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기에 지구온난화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글로벌푸드는 소비자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글로벌푸드는 소비자의 식품 안전을 위협합니다. 생산자는 소비자와 연결되어 있지 않기에 생산과정에서 소비자의 안전을 의식하지 않은 채 농약 등을 사용하고, 생산지에서 멀리 떨어진 소비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농산물의 변질을 막고 상품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서, 많은 살충제와 방부제를 뿌리고, 방사선을 쏘입니다. 농산물의 이동 거리가 길어질수록 이러한 생산과 운반 처리 과정은 소비자들에게 숨겨지고,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식품 안전을 도모할 기회를 잃게 됩니다.
문제가 많은 글로벌푸드에서 벗어나려면,
지역농산물 생산을 늘리고,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해야 합니다. 위축된 지역농업을 활성화해야 하고, 그렇게 하는데 소비자들이 함께해야 합니다. 소비자가 생산자와 관계를 맺고, 생산자가 온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공동생산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생산자가 판매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소비자들이 지역농산물을 적극 구매해야 합니다. 농민과 직거래, 로컬푸드 직매장 이용, 국내 농산물을 이용한 조리도 중요합니다.
이야기 셋
쑥의 철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든지 잘 자라는 쑥, 그 종류도 여러 가지 있는데 그 쑥을 재료로 쑥국, 쑥떡, 쑥버무리, 쑥차 등을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쑥은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고, 어디에서나 잘 자라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식용 풀이고, 약재이기도 합니다. 해풍을 맞은 쑥이 가장 좋다고 하여 섬이나 바닷가 인근에서 채취된 쑥이 선호되기도 합니다.
여린 쑥으로는 국을 많이 끓여 먹는데 도다리쑥국은 선호되는 음식 중의 하나입니다. 남도의 경우 쑥이 일찍 나와 지난 2월 말에 전남 신안에 갔을 때 도다리쑥국을 먹은 적이 있습니다. 굴로 국을 끓이면서 쑥을 넣으면 굴 쑥국이 되고, 사용 재료에 따라 다양한 쑥국을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쑥 전이나 쑥 튀김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좀 자란 쑥으로는 쑥 개떡이나 쑥버무리를 하면, 봄의 쑥 향을 느끼면서 건강에도 좋은 떡을 먹을 수 있습니다.
쑥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식재료이고, 그전에는 집 가까이 곳곳에 지천으로 자라 쉽게 채취할 수 있었는데 점점 더 채취할 곳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사진의 쑥은 지난 토요일(3월 16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있는 서달산에서 채취한 쑥입니다. 차나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나름대로 청정한 곳에서 채취한 쑥인데, 쑥 굴국을 끓여 먹으려고 합니다. 봄에는 비타민이나 무기질이 부족해 나른하기 마련인데 쑥을 포함해 냉이, 달래, 씀바귀 등 제철 봄나물 많이 먹고,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글, 사진 / 김종덕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Slow Food Korea 회장
경남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김종덕의 음식 이야기
음식 시민의 행동이 푸드시스템을 바꿉니다.
이야기 하나
오늘날 사람들은 역사상 동물 단백질인 고기를 가장 많이 먹고 있습니다.
경제 수준, 종교적 지향, 음식문화, 식습관 등에 의해 국가 간, 집단 간, 개인 사이 육식 소비량이 차이가 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지금이 고기를 가장 많이 먹고 있습니다. 지금 먹는 고기 대부분은 대규모로 사육한 동물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12,000년 전 농업이 시작될 때 인류는 사냥한 야생동물을 길들이기를 시작했는데, 길들일 후보는 150종 중 14종의 포유류였습니다. 길들인 동물은 다음 여섯 가지 기준이 충족된 것입니다.
1) 너무 공격적이지 않을 것(얼룩말과 달리)
2) 먹이가 너무 복잡하지 않을 것(개미핥기와 달리)
3) 빠르게 자랄 것(코끼리와 달리)
4) 사로잡힌 상태에서 쉽게 번식할 것(판다와 달리)
5) 우두머리를 따를 것(가시뿔영양과 달리)
6) 닫힌 공간에 있거나 사람 같은 포식자와 대면할 때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을 것(가젤과 달리)
길들인 동물 14종 중 인류는 특히 양과 염소, 소, 돼지, 닭을 사육했고, 그러한 동물의 고기를 먹어왔습니다.
사람들이 선택해 길들인 동물들은 18세기 동물유전학에 따라 더 크고 빨리 자라는 품종으로 육종될 때까지는 작물의 적응이 그랬던 것처럼 사육된 동물도 환경에 적응하면서 자연 교배 등을 통해 각각의 품종으로 자리했습니다. 동물유전학에 따라 품종개량이 일어나기 전 동물사육은 고기보다는 주로 다른 목적으로 사육되었습니다. 양과 염소는 양모와 가죽을 얻기 위해, 소는 젖을 짜거나 일을 시키고자, 닭은 달걀을 얻으려고, 돼지는 식량이 남아돌 때 먹이다 식량이 바닥날 때 도축해 먹는 식량 저장고였습니다.
영국의 장로교 신자이자 농부였던 로버트 베이크웰(Robert Bakewell)(1725~1795)(그림)은 체계적인 동물유전학을 통해 육류 소비에 맞는, 적은 사료로 더 많이 살이 찌는 품종을 개량했고, 이러한 품종개량으로 전 세계 육류 생산이 크게 늘었고, 도축되는 동물의 수도 늘어났습니다. 사육동물들은 이전보다 곡물 사료를 더 많이 먹었고, 성장 속도와 생산성이 늘어났습니다. 20세기 중반에 닭의 체중과 크기는 5배 늘어났고, 젓소 1마리 우유생산량은 1900년에 1,500~3,000리터였지만, 20세기 말에 8,000리터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성과가 주목되면서 세계 젖소의 70%가 홀스타인종이 되었고, 닭은 세 품종, 돼지는 단일품종인 라아지 화이트(Large White)가 지배적인 세상이 되었습니다.
생산성이 높게 개량된 품종에 곡물 사료에 의존한 대규모 공장식 사육은 고기 생산과 소비를 크게 늘렸지만, 공장식 축산은 동물들을 질병에 취약하게 했고, 폐수로 강과 물을 오염시켰고, 지구온난화의 심화에 작용했고, 동물복지가 침해되었고, 생산성이 떨어지지만, 다른 형질이 우수한 많은 가축 품종을 멸종되게 했습니다. 동물의 다양성을 줄어들게 했습니다. 동물이 소비용 고기로 상품화되면서 사람들이 이전에 동물과 가졌던 관계가 끊기고, 동물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과 경외심도 사라졌습니다,
이야기 둘
사과 가격이 금값이 되자 사과를 수입한다고 합니다.
사과까지 수입하면, 이미 낮은 식량자급률이 더 낮아지고, 글로벌푸드 의존이 더 높아지게 됩니다. 사과 수입 선례를 남겨 사과를 또 수입하게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글로벌푸드는 세계시장을 목표로 생산, 가공, 유통, 소비되는데, 글로벌푸드는 지역농업과 음식, 생태 및 환경에 부정적 결과를 가져옵니다. 외국에서 생산되어 수입되는 글로벌푸드는 국내 농업, 지역농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칩니다. 싼 외국 농산물, 외국 사과 수입은 국내 농업, 사과 농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외국 식재료의 유입은 지역 식재료, 지역 음식의 설 자리를 빼앗습니다. 글로벌푸드는 장거리 수송으로 푸드마일이 길고,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기에 지구온난화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글로벌푸드는 소비자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글로벌푸드는 소비자의 식품 안전을 위협합니다. 생산자는 소비자와 연결되어 있지 않기에 생산과정에서 소비자의 안전을 의식하지 않은 채 농약 등을 사용하고, 생산지에서 멀리 떨어진 소비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농산물의 변질을 막고 상품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서, 많은 살충제와 방부제를 뿌리고, 방사선을 쏘입니다. 농산물의 이동 거리가 길어질수록 이러한 생산과 운반 처리 과정은 소비자들에게 숨겨지고,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식품 안전을 도모할 기회를 잃게 됩니다.
문제가 많은 글로벌푸드에서 벗어나려면,
지역농산물 생산을 늘리고,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해야 합니다. 위축된 지역농업을 활성화해야 하고, 그렇게 하는데 소비자들이 함께해야 합니다. 소비자가 생산자와 관계를 맺고, 생산자가 온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공동생산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생산자가 판매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소비자들이 지역농산물을 적극 구매해야 합니다. 농민과 직거래, 로컬푸드 직매장 이용, 국내 농산물을 이용한 조리도 중요합니다.
이야기 셋
쑥의 철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든지 잘 자라는 쑥, 그 종류도 여러 가지 있는데 그 쑥을 재료로 쑥국, 쑥떡, 쑥버무리, 쑥차 등을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쑥은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고, 어디에서나 잘 자라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식용 풀이고, 약재이기도 합니다. 해풍을 맞은 쑥이 가장 좋다고 하여 섬이나 바닷가 인근에서 채취된 쑥이 선호되기도 합니다.
여린 쑥으로는 국을 많이 끓여 먹는데 도다리쑥국은 선호되는 음식 중의 하나입니다. 남도의 경우 쑥이 일찍 나와 지난 2월 말에 전남 신안에 갔을 때 도다리쑥국을 먹은 적이 있습니다. 굴로 국을 끓이면서 쑥을 넣으면 굴 쑥국이 되고, 사용 재료에 따라 다양한 쑥국을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쑥 전이나 쑥 튀김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좀 자란 쑥으로는 쑥 개떡이나 쑥버무리를 하면, 봄의 쑥 향을 느끼면서 건강에도 좋은 떡을 먹을 수 있습니다.
쑥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식재료이고, 그전에는 집 가까이 곳곳에 지천으로 자라 쉽게 채취할 수 있었는데 점점 더 채취할 곳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사진의 쑥은 지난 토요일(3월 16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있는 서달산에서 채취한 쑥입니다. 차나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나름대로 청정한 곳에서 채취한 쑥인데, 쑥 굴국을 끓여 먹으려고 합니다. 봄에는 비타민이나 무기질이 부족해 나른하기 마련인데 쑥을 포함해 냉이, 달래, 씀바귀 등 제철 봄나물 많이 먹고,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글, 사진 / 김종덕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Slow Food Korea 회장
경남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