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갤러리

기분 좋아지는오래된 미래(?)

오래된 미래(?)


강인숙 / 남원 농부



오래된 미래(?)

농약을 쓰지 않고 농사를 짓는 현규는 모내기가 끝나면 논에 가서 살다시피한다.

논바닥에서 끊임없이 돋아나는 풀을 잡으러 우렁이를 넣기도 하고 농업기술센터에서 동력제초기를 빌려다 써봤지만

결국은 한달이 넘도록 논바닥을 기어다니며 풀 잡는 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새벽에 잠깐, 주말과 휴일에 잠깐식 하다보니 풀을 잡는 일은 더디고 더뎠다.

그러다가 제초제를 쓰기 전에는 흔하게 볼 수 있었다는 논 제초기를 동네 어르신댁 헛간에서 발견했다.

더이상 쓰지 않으시니 파시라고 해도 그냥 빌려만 주신단다.

손으로 풀을 잡는 것보다야 덜 꼼꼼하겠지만 논바닥에 엎드려 일하는 것보다야 수월하겠지.

어디서 구할 수 있으려나 아무리 찾아보아도 농기구 박물관에 전시된 사진만 검색되는,

우리나라에서는 더이상 생산 판매가 안되지만 일본에서는 여전히 팔리고 있는 논 제초기.

비싸지만 하나 사서 써야겠다.

현규에게 논농사는 숭고한 신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