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갤러리

‘퍼머컬처로 돌보장 in진안’을 다녀와서.

‘퍼머컬처로 돌보장 in진안’을 다녀와서.

 

월간광장 이산하


퍼머컬처란? 

파머컬처(permaculture)는 영구적(permanent)이라는 말과 농업(agriculture)의 합성어로, 영속적인 농업이라 해석한다. 퍼머컬처는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가치들을 담은 삶의 방식이자, 문화이고 철학이라 할 수 있다.

 

[퍼머컬쳐의 4가지 윤리원칙] 

땅을 보살피라. 사람을 보살피라. 공정하게 분배하라. 영혼을 돌보라.

 

지난 5월 7일 세계퍼머컬처의 날(매년 5월 첫 주 일요일)을 맞아 지속가능한 지구, 일상의 생태 전환을 위해 퍼머컬처 문화를 나누고자 진안군 부귀면에서 ‘한국퍼머컬처네트워크’와 ‘이든농장’이 기획하고 진행한 “퍼머컬처로 돌보장”이라는 행사가 열렸다. (이하 돌보장)

 

마을주민과 진안군의 청년(진안청년협의체 월랑)을 비롯해 전국의 퍼머컬처 농부들과 디자이너들, 생태 활동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37팀의 판매자로 장터에 참여했다. 진안의 작은 마을에서 외부의 지원 없이 자주적으로 이런 행사가 열린다는 게 신기하고 고마웠다. 봄비가 내리고 바람도 불어 바닥은 질척거렸고 추웠지만 200명의 사람이 모여 북적거리며 훈훈함을 나눴다.

 

돌보장에선 생산단계에서부터 소비까지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고민한 다양한 상품들이 판매되었다. 판매 물품들을 사전에 공지하고 사고 싶은 물건을 담아갈 에코백과 텀블러, 식기류 등을 소비자가 직접 준비하도록 했고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가 ‘쓰레기 없는 장터’ 만들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 식사 후엔 왕겨와 풀로 애벌 설거지를 하고 남는 종이봉투와 상자들을 모아 모자란 가방을 대신했다. 에코백에 양손 가득 물건을 사서 돌아가는 사람들의 가방에는 비닐이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 모종과 비에 살짝 지워진 씨앗 간판. 비를 맞아 기분 좋아 보이는 여러 모종들


▶ 돌보장 풍경. 좁은 농로에 비를 가리는 천막 아래로 활발한 장터가 펼쳐졌다.


▶ 장터에는 먹거리도, 탐나는 수제 소품들도 많이 있었다.



▶  공연도 장터도 끝나고 참여자와 판매자 모두가 모여 사진도 찍고 노래도 불렀다.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자리는 고유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비바람에 젖은 진흙을 밟으면서도 흙과 가까이 지내는 농부들의 해맑고 즐거운 표정들이 보기 좋았다. 단순히 참여자로 찾아간 내 가슴에도 비에 젖은 흙냄새를 풍기는 사람들이 나눠주는 즐거움이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