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칼럼

슬픈 기억 속의 용담댐을 진안의 희망으로! / 천춘진

슬픈 기억 속의 용담댐을 진안의 희망으로!

 

천춘진 / 진안군 부귀면


 

최근 용담댐 수면에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두고 시끄럽게 논쟁이 되고 있다. 2001년 진안에 들어선 용담댐은 서해안 도시들의 주요 식수 공급원 기능을 감당해 왔다. 그 23년 동안 우리 진안군민은 희생을 감수하며 살아올 수밖에 없었다.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야 했고 그로 인해 지역 경제는 더 어려워졌으며 지금은 지방소멸, 학교 소멸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금도 용담댐 수상 태양광발전 20메가와트 설치 이슈에서 보듯 우리 군민은 전체 설치 비용의 4% 정도만 참여할 수 있으며 주민 참여형이라는 개발의 명분만 제공할 뿐 들러리에 불과해 보인다. 발전 수익의 극히 일부분만 극히 일부 주민이 배분받는 형식이다. 그래서 새롭게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용담댐 수상 태양광 발전시설을 진안군의 100% 투자로 개발하자

 

용담댐 수상 태양광 20메가와트 설치를 진안군이 100% 투자하고 발전에서 얻어지는 수익을 '진안군민연금'으로 군민에게 전부 돌려주는 방안을 모색해 보자.

 

수상 태양광 20메가와트를 설치하려면 용담댐 수면 면적의 0.7%가 필요하고 여기에서 발생할 수익금은 연간 60억 정도로 예상한다. 현행법에서는 수면 총면적의 20%까지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허용하고 있다. 용담댐의 수면 면적으로 계산하면 20메가와트급 발전설비를 28개까지 설치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 60억 원의 수익을 내는 수상 태양광 발전시설 28개를 용담댐에 설치할 수 있고 여기서 연간 1,680억 원의 발전 수익을 매년 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중 관리와 유지에 필요한 비용 10%(168억)를 제하고도 매년 1,512억 원의 순이익이 남게 되리라 예상된다.

 

이것을 우리 군민 2만 3천 명에게 '진안군민연금' 형식으로 지급하면 1인당 매년 650만 원(1인당 매월 약 54만 원)씩 분배할 수 있는 금액이다. 이 돈을 현금이 아닌 우리 진안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약 1천 개 정도 되는 진안의 커피숍, 음식점 농자재 판매점, 미장원 등 소상공인들에게 1년에 1억 5천만 원 이상의 추가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 그야말로 진안의 경제가 새롭게 살아날 기회가 될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도시에서 아이 둘 키우는 네 식구의 가족이 진안으로 오면 한 달에 200만 원 이상의 연금 수입이 생긴다. 그러면 지방소멸이나 학교 소멸이라는 얘기가 쏙 들어가지 않을까?

 

이렇게 간단하지만, 엄청난 효과를 낼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직접 수익사업에 투자할 수 없는 현행법의 문제나 개발을 위한 자체 예산을 확보하는 문제, 변전소 설립의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문제가 있다. 그러나 법 테두리 안에서 일을 하는 공무원과 달리 정치가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법을 고치고 제도를 만들어서라도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는 게 책무라고 생각한다.

 

먼저 개발에 필요한 1조 원가량의 자금을 마련하는 데는 여러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순차적으로 시설을 늘려가면서 그때마다 필요한 비용의 자부담 20%만 마련하면 나머지 80%는 신협이나 농협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 중앙정부로부터 매년 내려오는 70~120억가량의 지방소멸대응기금 일부를 활용할 수도 있고, RE100으로 인해 재생에너지 수급이 절실한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도 있다. 강원도의 경우 동서발전소가 풍력 에너지 발전을 하는데 코오롱 그룹이 40%의 지분 투자를 해서 법인을 설립했다고 한다. 재생에너지 수급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된 기업으로선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사업이다.

결국은 지자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주민에게 더 이익이 돌아갈까, 그리고 이런 생각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고 더 실천적으로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지금 수자원공사가 진행하고자 하는 방식은 주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것이 목적이 아닌 개발업자의 이익을 위한 것이 분명하다. 주민들은 결국 ‘주민 참여형’이라는 명분만 제공할 뿐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들러리를 서게 될 판이다.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 이제 용담댐을 지역 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할 때다. 우리 진안의 발전과 군민 삶의 질 증진을 위한 전환의 기회가 되길 바라고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