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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공연

책소개월간광장 9월호가 나왔습니다.

월간광장 9월호가 나왔습니다.


여는글 | 듣는 귀가 귀한 세상입니다 - 이규홍편집인

광장희망늬우스 | 일본, 핵 오염수 방류 한 달 만에 중단 선언 - 광장희망뉴스제작부

광장사이다 | 핵? 그까이꺼~ - 광장사이다공장

생각+너머 | 청탁금지법은 라텍스법, 우리말로는 탄성고무줄법 - 이규홍

                 | 교육은 잔머리를 기르는 것이 아니다 - 현병호

일상+예술 | 삶은 즐겁게 죽음은 가볍게 외 1편 - 최창남

                 | 포도향 그윽한 가을밤 - 홍순천

                 | 내가 돌아오지 말 걸 – 이동순

농촌      | 기후위기에 필요한 농사 – 강수은

             | 농민은 두렵고 노엽다 – 정충식

인터뷰    | 교육특구 지정으로 진안의 교육과 마을을 '힙'하게 - 임진이

              | 어느 퇴직공무원의 넋두리 - 정인화

환경      | 산림청 해체가 시급한 이유 – 최병성

             | 반달가슴곰의 눈빛으로 지리산을 보다 – 빨간거북

             | 수라갯벌을 보존하라

음식      | 풀잎김치 – 이재관

             | 음식과 지역 – 이무열

             | 차 이야기 – 김경민

책소개    | 도둑맞은 집중력 - 임준연



여는 글 / 듣는 귀가 귀한 세상입니다.

이규홍 /월간광장 편집인

 

늘 소통이 문제입니다. 우리는 누구에겐가 말을 하고 누군가의 말을 듣습니다. 그런데 가고 오는 말들이 상대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허공에서 흩어지고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이 오가기는 하는데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불통이 되거나 생각지도 못한 오해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답답함을 느낍니다. 때론 절망하기도 합니다. 말을 하지 말까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럴 수도 없는 일.

 

소통의 부재는 어쩌면 말하는 입보다 듣는 귀가 작아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최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우리의 잘못된 듣기가 더 큰 원인일 수도 있다는 것이죠. 듣는 사람에게는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기댓값이 있는데 이 기댓값은 대개 1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말하는 이가 아무리 잘 전달해도 열 마디 중에 채 두 마디도 전달되지 않는 셈이지요. 그러니 듣는 사람의 기댓값이 0이거나 아예 들을 마음이 없다면 결국 소통은 이루어질 수 없겠지요.

 

얼마 전 EBS의 다큐에서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단어의 뜻을 잘 몰라 글과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걸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말귀를 못 알아들으니 수업 진도를 나가지 못하는 교사들도 난감합니다. 어린이들은 단어의 뜻과 어휘력이 부족해 상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보단 형편이 좀 나은 어른들은 귀를 닫고 있어 말귀를 못 알아듣습니다. 이래저래 우리의 말과 글은 상대의 귀와 눈에 가 닿지 못하고 허공에서 쩔쩔매다 자취를 감추고 맙니다. 어린이들은 어휘력을 키우고 어른들은 듣는 귀를 키워야겠습니다. 말하는 입은 많지만 듣는 귀가 귀한 세상입니다. 월간광장도 귀를 더 키우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어낸 글과 말도 귀가 큰 독자들께 온전히 가 닿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