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만의 가뭄과 폭염, 100년만의 홍수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대형 산불이 나고 빙하가 녹아 내리며 얼어있던 동토가 녹으면서 땅속에 갇혀있던 탄소가 공기중으로 뿜어져 나온다. 악순환의 방아쇠는 이미 당겨졌다. 기후위기는 농사한계선을 확대하여 식량위기를 유발한다. 식량위기는 사회적 분쟁을 야기한다. 전 세계 곳곳에서 분쟁과 전쟁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미국 유럽은 탄소국경조정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RE100 요구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전세계가 화석연료 보조금을 폐지하는 국제적 약속을 이미 했고 2025년 전후로 이를 강제할 것이다. 수출주도의 제조업 중심국가인 한국경제는 이 흐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가야하고 갈 수 밖에 없는 길이다.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의 80%는 농어촌에서 생산된다. 그런데 농어촌 주민들과 농민들이 제일 혐오하는 시설중 하나가 태양광과 풍력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국가 정책의 실패와 외부자본의 침탈이 농촌주민과 농민의 분노와 투쟁을 촉발시켰다. 이격거리는 농촌 주민들의 저항이 조례로 나타난 결과이다.
마을이 통째로 발전소가 된다면, 마을주민과 농민이 주인이 된다면 꼬여있는 실타래를 풀고 농촌이 재생에너지의 보물창고가 될수 있다. / 주민참여 재생에너지 운동본부 김현곤 사무총장의 '재생에너지의 주인이 되자' 중
최근에 우리 진안에서도 용담호에 수상 태양광 발전을 주제로 사업설명을 하고 주민의 의견을 듣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은 주민 참여형이라고 하는데 주민들 지분은 4%밖에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이번에도 주민은 들러리에 그치고 결국은 수자원공사나 에너지 관련 기업, 금융회사들이 대부분 이익을 취하는 방식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듭니다.
김현곤 : 최소한 지역이나 지역민이 5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어야 주민 참여형이라고 부를 수 있을 테고요. 주민들이 사업의 구경꾼이 아니라 주인의 관점으로 투자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꿀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정책을 만드는 게 정치죠.
네, 그렇죠. 공공기관이 관점을 바꾸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주민이 참여할 수 있게 제약을 풀어주는 게 정치의 역할이지요. 용담댐의 수면적이 엄청 넓고 햇볕이 참 잘 들어요. 용담댐에 추진하려는 태양광 발전 용량이 20메가라고 하는데 전체 수면적의 0.7%밖에 안 됩니다. 법에는 전체 수면 면적의 20%까지 가능하다고 해요. 그러면 500메가까지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면에 수상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 환경이나 수질에 좋지 않을 거라는 우려도 있는데요?
수면을 다 덮는 건 문제가 되지만 전체 수면적의 20%까지는 오히려 수초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오히려 환경에 좋아요. 그리고 진안이라는 지역이 나무가 많고 특히 수상 태양광은 밑에 물이 있어서 냉각 효과로 인해 10~20% 정도 발전 효율이 높습니다.
용담댐은 진안군민들의 눈물이잖아요.
그런 역사를 바탕으로 수자원공사가 주민들에게 용담댐 수면을 장기 임대하면 주민들은 임대료를 내면서 발전사업을 하고 얼마간 눈물의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장기 임대하고 주민들에게 다 맡기는 게 불안하면 51% 이상은 주민들이 지분을 갖고 나머지 부분은 수자원공사가 들어와 투자하면 됩니다. 그리고 주민 참여형이 되기 위해서는 용담댐 주변 마을 단위보다는 군 단위로 고민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소요되는 투자금 마련도 마을 단위로 하기보다는 면이나 군 차원에서 협동조합이든 재생에너지 공사든 조직을 구성하고 추진해 보는 게 필요합니다.
지역의 에너지 관련 활동가와 전문가들이 마을 만들기 지원센터처럼 재생에너지 지원센터와 같은 중간 조직을 만들어서 마을 단위 주체들을 조직하고 필요한 마을 단위의 전수조사도 하고 주민을 대상으로 홍보와 교육도 하고 필요하면 수자원공사와 협상도 하면서 이 사업이 진행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행정과의 협력체계도 구축하고 지방선거에서 이 문제가 주요 정책적 쟁점이 되게 만들고요.
재생에너지 지원센터와 같은 중간 조직의 필요성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자세히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마을의 주민교육과 군민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활동, 마을 태양광 주민협동조합 구성, 마을 공유자원에 대한 조사, 금융지원 방안 마련, 계통연계 용량 보호와 증설, 주민이 주인 되는 용담댐 수상 태양광 사례 구축과 확대, 재생에너지 지구 지정과 주민 참여 등 사업은 무궁무진합니다. 주민주도의 철학과 재생에너지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민간이 주도하고 행정이 지원하는 재생에너지 지원센터의 구축이 가장 시급합니다.
용담댐은 진안 국민 모두의 눈물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맞는다고 봅니다. 성수나 마령, 백운 분들도 용담댐으로 인해서 피해 봤어요. 그러니 수변구역만이 아니라 진안군민 모두가 발전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끔 문을 열어주고 그분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끔 계속 교육하고 홍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수상 태양광을 수면 면적의 20%까지 시설을 할 수 있잖아요. 500메가의 발전시설을 주말농장 텃밭 분양하듯이 11개 읍면에다 11개로 쪼개서 다 나눠주면 좋겠어요. 의지와 역량이 되는 면들은 참여하고 안되는 면들은 더 준비해서 참여하든지 포기하면 되고요.
이런 다양한 이야기들이 계속 나와야 합니다. 주민들의 이런 요구에 대해 수자원공사는 규정과 법을 들어 제동을 걸겠지만, 그런 문제가 있다고 안 되는구나! 라고 포기할 게 아니라 정치권이 나서서 풀도록 압박해야 합니다. 그걸 풀만한 사람을 뽑아줘야죠.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은 주민들의 요구를 실현하는 정치적 도구잖아요. 그러면 국회의원과 단체장이 그렇게 움직일 수 있도록 우리 주민들의 의지와 힘을 결집해 나가야죠. 그런데 이번에 수상 태양광 발전에 주민 참여 비율을 4%로 정한 건 누구의 결정입니까?
4%는 수자원공사의 입장인 거고요. 수자원공사의 견해를 듣고 주민들이 그런 조건은 절대 못 받는다고 반발했던 거죠.
수상 태양광 발전을 함에 있어 환경 문제도 굉장히 민감할 수 있습니다. 용담댐 물을 먹고 있는 전북 지역의 주민들은 분명히 반대하리라 보거든요. 사익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아닌 주민이 주체가 되는 사업이니만큼 환경문제와 관련한 갈등의 소지를 없애는 방법도 깊이 고민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지난번 토론회에서 제가 발제를 했었는데 토론회가 끝나고 백운에 사시는 나이 많은 이장님이 조용히 다가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마을 이장으로서 마을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려고 고민하다 보면 주민의 소득 문제를 어떻게 풀까가 가장 절박하고 큰 고민인데 토론회에서 주민주도 재생에너지 발전에 대한 제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됐다고 하셨습니다. 기회가 되면 마을 주민들과 이 문제에 대해 순회 간담회를 한번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이런 논의가 시발점이 되어서 아까 이야기했던 재생에너지 지원센터에서 재생에너지에 관심 있는 마을들도 발굴하고 마을별, 읍면별 협동조합이나 군 단위 재생에너지 공사도 설계해서 정말로 살기 좋은 진안군, 더 나아가서 용담댐이 군민의 눈물이었는데 이제는 용담댐이 진안군민들의 보물단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봤으면 합니다.
실제로 500메가 발전이 되면 군민들 전체에게 월 50만 원 이상의 기본소득을 줄 수 있는 재원이 확보되는 거고, 그러면 진안군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살기 좋은 군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지방 소멸이 아니라 지방 부흥의 시대가 될 수도 있다고 믿습니다.
하여튼 가장 중요한 건 지역 분들이 이 문제와 관련해 관심을 두고 의지를 모아내는 게 가장 중요한 거 같습니다. 그리고 지방선거를 통해 주민의 이익을 잘 챙겨줄 수 있는 단체장을 뽑는 게 큰 숙제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큰 꿈을 실현하려면 오늘 우리가 그냥 이야기 나누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이걸 마중물로 해서 곳곳에서 진안의 부흥을 위한 이야기가 뭉게뭉게 피어나는 계기를 마련해야겠죠. 그 정점에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 이야기가 정말로 군민들의 관심사로 집중 부각되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방선거 끝난 이후에 누가 군수가 되든 새로운 전국 최초로 재생에너지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진안군이 되는 첫 출발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녹두2024-09-08 13:29
재생에너지와 마을 기본소득, 지역 정치운동의 방향과 관련해서 영감을 주는 좋은 글 잘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용담댐 수상 태양광 발전으로 진안군민 기본소득을
대담 / 조철, 이규홍, 조헌철 그리고 김현곤
영상촬영, 편집 / 유대영
500년만의 가뭄과 폭염, 100년만의 홍수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대형 산불이 나고 빙하가 녹아 내리며 얼어있던 동토가 녹으면서 땅속에 갇혀있던 탄소가 공기중으로 뿜어져 나온다. 악순환의 방아쇠는 이미 당겨졌다. 기후위기는 농사한계선을 확대하여 식량위기를 유발한다. 식량위기는 사회적 분쟁을 야기한다. 전 세계 곳곳에서 분쟁과 전쟁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미국 유럽은 탄소국경조정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RE100 요구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전세계가 화석연료 보조금을 폐지하는 국제적 약속을 이미 했고 2025년 전후로 이를 강제할 것이다. 수출주도의 제조업 중심국가인 한국경제는 이 흐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가야하고 갈 수 밖에 없는 길이다.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의 80%는 농어촌에서 생산된다. 그런데 농어촌 주민들과 농민들이 제일 혐오하는 시설중 하나가 태양광과 풍력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국가 정책의 실패와 외부자본의 침탈이 농촌주민과 농민의 분노와 투쟁을 촉발시켰다. 이격거리는 농촌 주민들의 저항이 조례로 나타난 결과이다.
마을이 통째로 발전소가 된다면, 마을주민과 농민이 주인이 된다면 꼬여있는 실타래를 풀고 농촌이 재생에너지의 보물창고가 될수 있다. / 주민참여 재생에너지 운동본부 김현곤 사무총장의 '재생에너지의 주인이 되자' 중
관련기사 / 도랑치고 가재 잡는 주민주도형 태양광발전, 이렇게 하면 가능합니다.[👉기사 바로가기]
최근에 우리 진안에서도 용담호에 수상 태양광 발전을 주제로 사업설명을 하고 주민의 의견을 듣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은 주민 참여형이라고 하는데 주민들 지분은 4%밖에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이번에도 주민은 들러리에 그치고 결국은 수자원공사나 에너지 관련 기업, 금융회사들이 대부분 이익을 취하는 방식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듭니다.
그런 정책을 만드는 게 정치죠.
그런데 수면에 수상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 환경이나 수질에 좋지 않을 거라는 우려도 있는데요?
재생에너지 지원센터와 같은 중간 조직의 필요성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자세히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용담댐은 진안 국민 모두의 눈물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맞는다고 봅니다. 성수나 마령, 백운 분들도 용담댐으로 인해서 피해 봤어요. 그러니 수변구역만이 아니라 진안군민 모두가 발전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끔 문을 열어주고 그분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끔 계속 교육하고 홍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수상 태양광을 수면 면적의 20%까지 시설을 할 수 있잖아요. 500메가의 발전시설을 주말농장 텃밭 분양하듯이 11개 읍면에다 11개로 쪼개서 다 나눠주면 좋겠어요. 의지와 역량이 되는 면들은 참여하고 안되는 면들은 더 준비해서 참여하든지 포기하면 되고요.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은 주민들의 요구를 실현하는 정치적 도구잖아요. 그러면 국회의원과 단체장이 그렇게 움직일 수 있도록 우리 주민들의 의지와 힘을 결집해 나가야죠. 그런데 이번에 수상 태양광 발전에 주민 참여 비율을 4%로 정한 건 누구의 결정입니까?
수상 태양광 발전을 함에 있어 환경 문제도 굉장히 민감할 수 있습니다. 용담댐 물을 먹고 있는 전북 지역의 주민들은 분명히 반대하리라 보거든요. 사익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아닌 주민이 주체가 되는 사업이니만큼 환경문제와 관련한 갈등의 소지를 없애는 방법도 깊이 고민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우리의 이런 논의가 시발점이 되어서 아까 이야기했던 재생에너지 지원센터에서 재생에너지에 관심 있는 마을들도 발굴하고 마을별, 읍면별 협동조합이나 군 단위 재생에너지 공사도 설계해서 정말로 살기 좋은 진안군, 더 나아가서 용담댐이 군민의 눈물이었는데 이제는 용담댐이 진안군민들의 보물단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봤으면 합니다.
하여튼 가장 중요한 건 지역 분들이 이 문제와 관련해 관심을 두고 의지를 모아내는 게 가장 중요한 거 같습니다. 그리고 지방선거를 통해 주민의 이익을 잘 챙겨줄 수 있는 단체장을 뽑는 게 큰 숙제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큰 꿈을 실현하려면 오늘 우리가 그냥 이야기 나누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이걸 마중물로 해서 곳곳에서 진안의 부흥을 위한 이야기가 뭉게뭉게 피어나는 계기를 마련해야겠죠. 그 정점에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 이야기가 정말로 군민들의 관심사로 집중 부각되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방선거 끝난 이후에 누가 군수가 되든 새로운 전국 최초로 재생에너지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진안군이 되는 첫 출발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