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사회우리 마을에서 진행되는 농촌협약사업? 기초생활거점사업? 잘 알고 계신가요?

우리 마을에서 진행되는 농촌협약사업? 기초생활거점사업?

잘 알고 계신가요?


이규홍 nogak1351@gmail.com


현재 진안군 에서는 진안읍을 비롯해 백운, 성수, 마령 부귀, 정천, 주천면 등 6개 면에서 기초생활거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3년부터 2026년까지 4년에 걸쳐 지역별로 최소 30억 원에서 100억 원에 이르는 사업비를 가지고 읍·면 주민들이 협의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우리 지역에서 벌어지는 주민주도의 대형사업임에도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농림부와 지자체 간의 협약으로 진행되는 이 사업을 농촌협약사업이라고 합니다. 농촌협약 사업 안에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과 기초생활거점사업이 들어있는데요. 2023년까지 1차로 읍과 6개 면에서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이 완료되었고 2차로 진행되는 사업이 기초생활거점사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기초생활 거점 조성 사업이란?

기초생활거점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농촌 지역의 활성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추진하는 '농촌협약'의 실행 사업입니다. 이 사업은 농촌 지역의 주민들이 생활하기에 적합한 복지, 의료, 교육, 문화환경을 조성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을 포함합니다.

농촌협약이란?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한 농촌사회 생활 서비스 혜택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추진하는 정책으로,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 간의 협력을 강화하여 지역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제도입니다. 정천면에서는 농촌협약 1차 사업으로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이 들어와 '둥구나무아래센터'가 세워져 운영되고 있고, 농촌협약 2차 사업으로 기초생활거점사업이 들어온 것입니다.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과 기초생활거점사업의 차이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은 더 넓은 지역에 영향을 미치고자 지역의 중심부를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며, 기초생활거점사업은 소규모 마을의 주민들에게까지 일상적으로 필요로 하는 기초 서비스와 기반 시설을 확충하는 데 주력합니다. 이 두 가지 사업은 사업 대상 지역의 특성과 필요 및 요구에 따라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 될 수 있습니다.


정천사랑 에서 발췌 

글 / 정천면 기초생활거점사업 이수만 사무장




정천면에서 기초생활거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수만 사무장에게 사업의 성격과 민과 관 각자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광장 : 주민들은 지금 진행되는 기초생활 거점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이수만 : 주민들은 농촌협약 사업에 대해 사실 잘 몰라요. 이게 주민들의 필요에 의해서 올라간 사업이 아니고 관에서 내려온 사업이거든요. 그리고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할 때도 공청회를 먼저 열어 주민들의 의견을 두루 수렴하는 절차 없이 주민위원회가 먼저 구성돼서 주민위원회에서 사업 내용을 결정하는 방식이 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최대한 사업을 홍보하기 위해서 정천면 소식지를 만들어 알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밴드도 만들었는데 지금 114명 정도 밴드에 들어와 그걸로 소통하면서 홍보하고 있습니다. 또 제가 개별적으로 지역 내의 모임이나 단체를 찾아서 계속 사업에 대해 알려 나가는 중입니다.

 

사업에 대해 듣고 주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입니까? 필요한 사업이 들어왔다고 좋아하는가 하면 또 다른 의무로 받아들이는 예도 있더라고요.

 

두 가지죠. 하나는 우리가 기존에 봐 온대로 “건물만 뚝딱 짓고 빠지는 사업이랑 똑같은 거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겐 이게 어떤 사업이라고 자세히 이야기하고 설득하면 “그래, 그거 필요한 일이지.”라고 하는 두 가지 반응이 있습니다.

 

주민들이 필요에 의해 행정에다 어떤 공간에 대해 제안하고 행정이 그걸 충족시켜 주는 게 아니고, 늘 행정이 조직하고 공모사업을 받아서 마을에다 내려보내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잖아요. 이런 사업방식이 주민들의 참여도나 관심을 높이지 못하는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성공적인 사업에 대한 의지는 마을에도 필요하지만, 군의 확실한 의지가 중요해 보입니다. 군에서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조정하고 관리 감독하는 역할 같은 게 필요해 보이는데요.

 

그렇습니다. 군에서도 사업을 마을에 떠맡기고 들여다보지도 않으면 안 되죠. 군에서는 농어촌공사와 주민역량 강화업체에 위탁을 합니다. 그런데 이 업체들은 사업이 완료되면 떨어져 나가는 조직들이거든요. 그래서 책임감보다는 프로세스대로 빨리 끝내고 가려고 해요. 이게 되는 일인지 안 되는 일인지를 지역 면 단위에서는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사업의 취지를 잘 알고 있는 군에서 제대로 역량 강화가 되고 있는지, 마을에서 진행하고자 하는 사업이 꼭 필요한 사업인지, 무리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군에서 감독을 해줘야 하거든요. 주민위원회가 있다고 하지만 주민위원회가 제대로 작동이 안 되고 역량이 부족하면 군에서 개입해야 하는 거예요.

 

저도 어제 진안군 담당 팀장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행정에서 주민들 사업에 개입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하더군요.

 

한계가 아니라 못하는 거죠. 그렇게 생각한다면 능력이 없다는 걸 인정하는 겁니다. 행정이 개입해서 관리하는 게 어렵다면 용역업체에 맡기지 말고 군에서 직접 주민들이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만들어야죠.

 

공무원들이 그런 기본을 건너뛰고 기존의 방식으로 사업만 내려보내다 보니 잘못된 결과들이 반복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천에는 마을 앵커 조직이라고 할까요? 그런 단체나 사업체들이 있습니까?

 

일단 마을에는 기본적인 사회단체들이 있죠. 생활개선회도 있고요. 문제는 이 단체들을 꾸려서 몇십억짜리 사업이 마을에 들어왔을 때 이걸 감당할 역량이 있느냐 하는 것은 마을마다 다르겠죠. 그런 역량을 갖추지 못한 지역이 훨씬 더 많죠. 그렇기에 군에서 개입해서 마을이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하는 거죠. 어쨌거나 건축하는 업체나 역량강화 업체를 통제할 만큼의 능력을 군이나 면 등 행정이 가지고 있다면 그 사업은 성공하는 거고, 그것을 못 갖췄다면 그 사업은 실패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결론이 그어지는 거죠.



 주천면생활플러스센터조감도


정천면온가족너나들이센터조감도


백운면 꿈두리센터 배치도



이번에 군에서 배정한 금액이 정천이 30억인가요? 사업비의 10%까지 주민역량 강화 사업이나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쪽으로 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33억에서 3억 4천 정도를 역량 강화에 써요. 건물이 지어진 다음에 주민들이 그것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게 역량 강화거든요. 먼저 사람이 준비돼야 하고 그 사람들이 전문성과 기능을 갖도록 하는 건데 3억 3천만 원에서 실제 쓸 수 있는 돈은 반밖에 안 돼요. 절반은 역량 강화업체가 가져가는 거예요. 사업 구성이 그렇게 돼 있어요. 3억의 예산이 세워졌다면 1억 5천밖에 못 써요. 우리가 어르신들을 위해서 천만 원짜리 아로마 테라피를 했다고 하면 그 사업이 천만 원짜리가 아니고 2천만 원짜리인 거예요.

 

정천에서는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사업을 하고 있습니까?

 

역량강화업체는 그들만의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죠. 주민위원회는 이게 우리에게 맞는 일이냐는 질문을 하면서 끊임없이 업체하고 상의하고 설득하면서 끌고 가야 합니다. 저희는 그 순서를 정확히 하기 위해서 사업을 빨리 진행해야 함에도 늦어진 면이 많고 일단 전체적인 교육 일정에 대해선 아직 조율 중입니다.
정천은 어르신 통합 돌봄에 사업의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공유주방이 중요하고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해서 아로마 테라피 교육이 11월에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회의법, 대화법, 갈등 해소와 같은 것들을 주민역량 강화의 기본 교육으로 해서 11월쯤 시작할 계획입니다.

 

군에서는 지역의 기관단체장들 위주로 주민위원회를 꾸리라고 했다는데, 정천에서는 주민위원회의 성향별, 세대별 분포라고 할까요? 어떻게 구성이 돼 있나요?

 

세대나 계층별로 꾸려지진 않았고 이장단이 일단 다 들어가 있어요. 그리고 일반 주민들로 구성된 주민 위원이 5명 들어가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총 20명으로 구성됐죠.

 

저는 면 지역의 청소년과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것들을 요구하려면 청년 당사자나 학부모협의회와 같은 단체가 들어와 요구하면 좋을 텐데, 그런 게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이장님들이나 기관장들은 다 나이 드신 분들이 많으니 젊은 학부모들이나 청년들이 마을 사업에 개입을 잘 못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군에서 개입해야 할 상황입니다. 군이 손 놓으면 안 되고 처음부터 조직이 어떻게 짜졌는지,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처음 단추를 잘못 끼우면 끝까지 잘못 끼워지는 거거든요. 군에서 책임지고 둘 다를 봐야죠.
이제 정천 같은 경우에는 중심지활성화사업의 1차 사업으로 둥구나무센터가 지어졌고 2차 사업으로 기초생활 거점사업이 되고 있거든요. 이제 주민위원회에서 보는 방향은 1차 중심지 사업으로 생긴 둥구나무센터는 젊은 층과 어린이들이 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특화하자. 그리고 지금 만들 공간은 어르신들의 건강과 보건의료, 복지, 문화, 먹는 것들을 다 포함해서 통합 돌봄을 하려는 겁니다. 이렇게 분명하게 나눠져 있어서 공간의 활용에 대한 고민은 딴 데보다는 적을 것 같아요.

정천면 기초생활거점사업 개요·특징

사업 기간은 2024년~2025년이며, 총사업비는 30억(건축시설+역량 강화 3억 4천 포함) 으로 정천면 행정복지센터 용지 내(봉학리 547)에 위치합니다.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1차)은 아동복지의 한 축을 염두에 두고 '둥구나무아래센터'를 건축하였습니다. 기초생활 거점 조성 사업(2차)의 방향은 노인복지를 위한 통합돌봄입니다. 1층은 노인복지를 위한 공간이고, 2층은 주민 건강증진을 위한 '체력단련실'로 기본설계 단계입니다. 오는 9월 24일(금) 주민공청회 때 주민들께 사업 진행 현황과 앞으로의 진행 계획을 말씀드리고, 공청회 현장에서의 주민 의견도 반영할 계획입니다.

주민 참여 기초생활거점사업은 진안군청이 무진장농어촌공사에 위탁하였습니다. 농어촌공사는 건축과 주민역량 강화 두 분야를 각각의 용역회사를 정하여 사업을 진행합니다. 두 용역회사를 총괄하는 주민 대표기구는 기초생활거점사업 주민위원회입니다. 주민 참여는 사업의 성공과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고, 지역 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할 수 있습니다. 주민위원회는 주민의 의사를 적극 반영하기 위해 주민공청회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합니다.




이수만 사무장의 말대로 진안군은 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주민들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줘야 합니다. 사업에 참여하는 주민도 내 지역의 일인만큼 책임감있게 사업의 진행상황을 지켜보고 참견을 해야 합니다. 현재 진안군에서 1차로 진행된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은 건물만 지어놓고 제대로 운영이 안 되는 곳이 더 많습니다. 군이 1차 책임이 있고 무관심한 지역민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사업이 이대로 지지부진하다면 읍과 면의 운영주체를 교체하거나 최악의 경우 사업을 회수해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아래 첨부한 파일은 진안군 내 7개 지역의 기초생활거점사업의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