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선로 깔지 말고 기업이 내려오면 안 되나요?



[앵커]

한전이 최근 신정읍 변전소에서 신계룡 변전소를 잇는 345kV 송전선로 건설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저희 B tv에서도 선로가 지날 예정인 완주지역 주민들의 우려를 전달해드린 바 있습니다. 진안도 예정 지역 중에 한 곳인데 이규홍 통신원, 준비한 소식 전해주시죠.


[이규홍 통신원]

첨단 정보통신산업의 확대로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고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이라는 국제적 약속을 지키려면

더 많은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탈탄소 에너지 설비들을 지속적으로 추가 설치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에너지 공급망인 송전선로의 증설은 불가피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로 인해 초고압의 송전선로를 머리에 이고 살아가야 하는 해당 지역의 주민들은 여러 가지 불이익을 감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국가 경제와 산업의 지속화를 위해 반대만을 할 수도 없다는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앵커]

진안 주민들의 걱정도 클 것 같은데요,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이규홍 통신원]

이번 송전선로 건설은 2029년까지 345kV 고압 전류의 운반을 위한 송전선을 설치하는 대규모 사업입니다.

진안군도 부귀면, 정천면, 주천면 등 3개 면과 8개 리가 송전선로 경로에 포함되어 있는데요. 이에 따라 많은 주민이 전자파로 인한 건강 문제, 자연자원의 훼손과 재산 가치 하락 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업의 주체인 한전이 최적경과대역 선정 과정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근거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여러 우려 속에서 최근 주민설명회가 있었던 걸로 압니다. 이 자리에서 일부 주민들은 송전선로 건설 대신 기업 이전을 주장했다고 하는데, 이건 어떤 내용입니까?


[이규홍 통신원]

그 주장을 제기한 부귀면 황금마을 임길영씨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 임길영 / 진안군 부귀면 주민

"균형발전을 하려면 거기(정읍)에 지어야지 왜 경기도에만 잔뜩 지어서 전북 사람들까지, 목포·제주 사람들까지 전부다 경기도로 가져가냐 이말이에요. 서울·경기 사람들 돈 벌기 위해서 시골을 죽이는 거예요."


임길영 씨는 전북과 전남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끌어가는 것은 비용과 환경훼손의 문제도 크지만, 국토의 균형 발전이라는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송전선을 건설하기보다는, 오히려 수도권에 집중된 기업들이 지방으로 이전해 그곳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으로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앵커]

아무래도 수도권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는 문제는 결코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현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이규홍 통신원]

그림에서 보듯이 수도권에 첨단산업시설이 과밀 집중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장 실행에 옮기기에는 여러 면에서 정치적 조율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겠지만, 장기적인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중요한 논의라고 생각됩니다. 수도권에 밀집된, 에너지를 많이 쓰는 첨단정보통신기업들이 재생 에너지를 직접 생산해 쓸 수 있는 지방으로 분산된다면 수도권 과밀 문제 해소와 지역 경제 활성화, 그리고 농어촌주민들의 주거권과 행복권을 지키는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앵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접근, 언급해주신 대안이 논의될 수 있다면 그 의미가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